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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저희둘째아이는아픕니다. 생후육개월되던해 2월, 제
주도에여행갔다숙소에서아이가갑자기떨고있는걸발견
했습니다. 추워서 그러겠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여행에서 돌
아와서도 경련은 주기적으로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진단을받아보니난치성질환이란걸알게됐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
는 동안 밤낮으로 우는 아내를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아이가 어리니까 금방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
대를 가지고 있었기에 처음에만 놀라고 그 다음부터는 마
음이담담했습니다. 그래도기억을더듬어보니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참 많이 원망했던 것 같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너무하시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그렇게
시간이흘러지금은다섯살이된둘째아이는또래아이들
에비해발달이많이늦은편입니다. 다행히아내는그동안
아이가 아픈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마음을 스
스로많이다독인듯보였습니다. 하지만갑자기무너진건
저였습니다. 회사 파업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아침 차를 몰
고 출근을 하다 올림픽대로로 접어든 순간 갑자기 숨이 막
혀 왔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어지럽고 두통이 시작됐습
니다. 겨우 차를 몰아 출근하긴 했지만 그 후로 몇 달은 일
상생활을할수없을정도로힘든나날이계속됐습니다. 잠
은 물론 잘 수 없었습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도 가끔 머리를 쳐들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사람을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했습니
다. 우발적발작성불안이란진단을받았습니다. 일종의공
황장애였습니다.
둘째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저
를놓아주지않았던겁니다. 몇날며칠을다락방에올라가
소리치며울고가슴을치며기도했습니다. 제발이잔을제
앞에서 거두어가시라고. 그렇게 울다가 원망하는 것도 지
쳐가던제게어느날이런말씀이들리는듯했습니다. ‘비오
야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봐 주고 사랑해주면 좋겠구나.’
그렇습니다. 내 기대와 내 계획대로 자라주어야 하는 아이
의 모습을 저는 한 번도 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시선과
마음을 느꼈을 둘째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아팠습
니다. 그리고저를놓지않는하느님의사랑을느꼈습니다.
그 사랑으로 아이를 안아주고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있는
그대로의존재로서받아들이라고하십니다.
저의 구원은 거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걸 느낀 순간 부활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부활은 결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나를 옭아매고 있는 욕
망과 판단과 계획과 기대들을 내려놓았을 때, 내게 닥친 상
황을있는그대로바라보고내가만나는사람들을존재자체
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려고 애쓸 때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하느님의 사랑은 저를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주님, 주님의무한한사랑안에서저를자유롭게하소서.’
이상호
비오
| KBS아나운서
나의부활과구원
교리상식
가톨릭교회가중대한사회문제에응답한최초의문헌은 1891년레오 13세교황이반포한회칙 「새로운사태」입니다. 이
것을시작으로교회는현실사회에대한사회교리를교회의가르침으로전하게되었습니다. 사실구약시대부터예언자들
이사회적불평등에대해엄중경고해왔지요. 이렇게볼때사회교리는교회의예언자적역할을수행하는것입니다. 이교
리는그냥의무로서듣고마는것이아니라, 들은바를실천해야완성되는것입니다,
교리도 어려운데 사회교리라니요?
글_
「
교회상식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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