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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저희 수녀원의 사목은 불우하거나 어려움 중에 있는 여

성 즉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 미혼모 등 가정과 사회

에서고난의삶을사는여성들을위한것입니다. 어려움중

에 있거나 어려움을 겪고 난 많은 여성들을 만나면서 특히

낙태를 경험한 많은 여성들이 오랜 세월을 죄책감과 아픔

을안고살아간다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 이러한낙태여

성들의 화해를 돕기 위하여 피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

로 8년째가 되었습니다. 이 피정으로 많은 여성들이 아기

와하느님그리고자기자신과화해할수있는소중한시간

을가질수있게되었습니다.

피정에 오셨던 분들 중에 한 어르신이 생각납니다. 어르

신은 저희 수녀원 성당에 매일 미사를 오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낙태한 여성들을 위한 화해피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고 미사가 끝나자 제게 오셔서 어르신도 참석하고 싶

다고하셨습니다.

연세가 80이 훨씬 넘으신 어르신에게 이 피정의 일정이

너무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피정 중에 혹여 사고

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기에 어르신에

게 피정 참석은 어려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

니다. 그렇지만어르신은매일아침미사를오실때마다저

에게피정에참석할수있게해달라고조르셨습니다.

“하느님, 어쩌면 좋지요?” 하느님이시라면 어떻게 말씀

을하실까? 하면서하늘을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사야서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내 생

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

(이사 55,8)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인데… 내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

니다.

다음날아침미사가끝나자, 이번에는제가먼저어르신

에게 달려갔습니다. “어르신, 화해피정에 오세요!” 제가 이

말을마치자, 어르신은너무기뻐제앞에서큰절을하시면

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당황

하여 함께 무릎을 꿇고 어르신을 안아드렸습니다. 어르신

은 “이제살날이얼마남지않았는데…아기에게지은죄를

살아서갚아야죽을수있다”고하시는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피정에 오신 어르신은 피정집에 도착하자마자

피정집 마루를 닦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러시지 않아도 된

다고 말리니, 너무 고맙고 좋아서 이렇게라도 해야 하겠다

고하시면서마루를계속닦으셨습니다.

피정이 진행되는 동안 어르신은 누구에게 폐라도 될까

싶어마음을쓰셨고, 함께피정하는자매님들또한귀가잘

들리지않으시는어르신이불편하지않도록옆에서통역을

해주기도하면서정성스럽게배려해드렸습니다.

2박 3일의피정이끝났을때어르신은이제는날아갈것

같다고, 이제는 하느님께서 언제 데려가셔도 괜찮다고 하

면서덩실덩실춤을추셨습니다.

어르신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시편 구절이 떠

올랐습니다. “그분앞에서기뻐춤추어라.”

(시편 68,5)

이희윤

마리스텔라

착한목자수녀회

어르신의화해-그분앞에서기뻐춤추어라

역대

교황님

말씀

| 성요한바오로 2세교황

캘리그라피

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