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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말씀

이삭

고등학교 시절 밴드를 결성하면서부터 줄곧 노래를 해

왔으니 제 인생이 곧 음악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벌써 30년이 되었네요. 결코 녹록지 않은 길이었지만 무

대에 오르면 벅찬 희열과 전율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

다. 이토록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라 여

기며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한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 걱정도 많았습니다. 스케줄

에 쫓기다 보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거

든요. 록이라는 음악 특성상 고음을 주로 쓰기 때문에 관

리도 소홀히 하면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오

르면 음악과 물아일체가 되어 혼신의 힘을 쏟아붓게 되

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다음 공연은 고려

하지 않은 채 말이죠. 그룹 피노키오로 활동했을 때도 무

리하게 잡아놓은 공연 일정에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16일

동안 21회 공연을 해야 한다는 건 연극에서나 가능한 일

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몇 회가 지나자 목이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환불을 해줘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선 관객들

을 떠올리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연습을 조금만 할

걸.’, ‘공연 때 적당히 해야 했나?’, ‘내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그런 자책과 불안이 목 상태를 더욱 악화

시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습

니다. ‘주님 뜻대로 하소서.’ 그리고 하느님 말씀을 따르기

로 했습니다.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마태 6,34)

저는 최선을 다하여 공연에 임했습니다. 두려움에 주

춤거리거나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은 하

느님께 맡기기로 했습니다. 걱정하는 일이 교만일지 모른

다고 생각했습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적당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거짓말처럼

목이 풀리면서 목소리가 돌아왔습니다. 날개가 달린 듯이

몸도 가벼워졌습니다. 마치 쓰러지기 직전 하느님이 제

손을 잡아주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는데울고있는관객이보였습니다. 그모습에저도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공연을 포기했다면 결코 마주할 수 없던

순간이었습니다. 공연을마치자마자저는하느님께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수고했다. 아들아”라고 응답하시는

것 같아 자꾸만 눈물이 흘렀습니다. K2 시절, 수많은 공연

과 방송, 대학 축제 때에도 저는 그러한 기적 같은 일을 경

험했습니다. 그리고올봄, 저는오랜시간을기다려준팬들

을 위해 <눈빛만 들려>라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제가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주고픈 마음이었

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하지만 걱정과 고민을

잠재우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성심을 다한다면 하느님께

서 이끌어주시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이

겨낼 수 있는 믿음을 가능케 하시는 하느님. 저의 있는 그

대로를받아들이게하소서. 아멘.

김성면

루카

| 가수

깨어있는당신을위해

역대

교황님

말씀

| 성요한바오로 2세교황

캘리그라피

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