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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저는얼마전, 몇달동안, 자신도모르게불면증에시달

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병고에 시달린 나머지 어떤 신

체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작고 큰 걱정에 나 자신이 끌려

다니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것이 불

면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외적인 요

인도 있지만, 내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한 저는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작고 큰 걱정들을 똑바로 보기 시작했

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 동안 지

낸 과정을 돌아보면서 나의 의식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흘렀는지를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어제오늘 만났던 사람

들과 있었던 일들을 더듬어 보면서, 내 마음이 열려 있었

는지 아니면 폐쇄되어 있었는지, 선을 향한 흐름이었는지

혹은 좋지 않은 마음의 흐름이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영성에서는이것을의식성찰이라고말합니다.

주로 하루를 마무리 짓는 시간에 갖게 되는 이 의식 성

찰에서,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생활의

많은 부분을 질서 있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마

음도 가벼워졌습니다. 때론 쉽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편안

한 마음으로 결심을 하곤 하였습니다. 나를 향한 주님의

용서와 사랑에 맡기는 마음이 더 깊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잠자리가 편해졌습니다. 불면증이 사라지며 단잠을 이루

는 경우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이때 저는 한 가지를 깨닫

게 되었습니다. 불면증은 잠자리에 든 나에게 미래나 과거

를 헤매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반증으로 단잠을 잔다는 것

은현재에머물고있다는뜻이기도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의 비유를

드시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리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

라. 너희가그날과그시간을모르기때문이다.”

깨어 있는 것, 그것은 현재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특별히 받은 소명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삶

을, 지금 여기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현

재에 머물며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 낼 때 과거는 현재

를 살아가는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미래

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이렇듯 과거와 미래를 포용하면

서, 주어진 현실을 지금 여기에서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야

말로 참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그 삶의 내용은 등불이 되

어주위를밝혀줍니다.

슬기로운 처녀는 등불에 비춰진 신랑을 맞이합니다. 그

리고신랑과함께혼인잔치에들어갑니다.

오늘 제1독서의 한 부분입니다.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

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

을만나준다.”

(지혜 6,16)

새남터성당은조선교구설정 150주년이던 1981년에설립되었습니다. ‘새남터’는억새와나무가많다고해서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초기군사들의연무장이자국사범들을처형하던곳이었는데, 4대박해동안이곳에서열한분의

성직자들과조선천주교회의지도자급평신도들이순교했습니다. 새남터성당은1981년한강성당과삼각지성당관

할일부를구역으로하는본당으로설립되었고, 서울대교구는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사목권한을위임했습니

다. 1987년9월새남터성당이김수환추기경집전으로봉헌되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새남터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용산구이촌로 80-8

신천동성당 새남터성당 성산동성당

주어진현실을지금여기에서충실히

살아내는것이야말로참된삶이아닌가!

홍성만

미카엘신부 | 지속적인성체조배회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