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ࢮਊભ߽

생명

말씀

니가왜거기서나와

코로나와 장마가 길어짐에 따라 우울함을 달래주는 하

나의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바로 트로트의 열풍입니다. 다

양한 이들이 재능을 펼치며 흥을 잃은 국민의 마음을 위로

합니다. 그 가운데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곡은 듣는 이

로 하여금 박장대소 짓게 합니다. 믿었던 상대방에게 배신

당하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자 그 감정을 유

쾌하게 표현하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일 성경 말씀

은이노래보다훨씬더깊은의미를던져줍니다.

제1독서

(이사 22,19-23)

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궁궐의 시종장 세브나를 관직에서 쫓으시고 엘야킴을 그

자리에 앉히시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구약성경의 전체 흐

름을 모르는 이에게는 하느님의 선택이 부당해 보일 수 있

습니다. 운명론적사고에젖어있는이는하느님의선택앞

에 실망과 배신감마저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구원에

관한하느님의선택이란그분이창조주이시기에그분홀로

주도권을쥐고계신다고고백해야하지않을까요?

제2독서

(로마 11,33-36)

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먼저 선

택하셨지만, 그들이예수님을그리스도로고백하지않자이

민족에게까지 구원의 문을 열어주신 사실을 설명하는 로마

서 11장 안에 위치합니다. 예비자 교리 중 한 청년이 “신부

님, 하느님은 왜 고조선이 아닌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죠?”

라고 질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를 향한 구원 계

획이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맡겨진 자유로운 선

택, 즉그분의고유한영역이라고고백해야하지않을까요?

이번 주 복음

(마태 16,13-20)

은 예수님의 수석제자 베드로

가 스승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

서는먼저군중이당신을누구라고하는지제자들에게물어

보신 후

(마태 16,13)

, 제자들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

으십니다

(마태 16,15)

. 그러자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6)

라고 답합니

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위에 당신 교회를 세울 것

이고

(마태 16,18)

, 그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노라 약속

하십니다

(마태 16,19)

. 이번 주일 복음은 ‘해피 엔딩’으로 끝나

는 것 같지만, 다음 주일 복음

(마태 16,21-27)

은 그렇지만도 않

습니다. 당신의 십자가 수난을 예고하시는 예수님께 베드

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측면에서 당혹스럽고 어처구니없다

는 반응 -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

지않을것입니다.”

(마태 16,22)

- 을보일것이기때문입니다.

우리의 실망과 변심과 배신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

까지 우리를 사랑해 주는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제자들에게 던지셨던 질문을 우리에게도 던지고 계신 것

은 아닐까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마태

16,15)

나 자신을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계시고 사랑해 주

시는주님을향해나는어떤대답을드릴수있을지묵상해

보면좋을것같습니다.

순례 중 성전 밖에서 우연히 고해성사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인의 고백을 듣고 아픈 듯 힘겨

워하는 사제의 표정에서 예수님이 보입니다. 주님 매인 마음을 풀지 못해 신음하는 저희를 구원해

주시옵소서.

이혜련

분다

|

가톨릭사진가회

“나는너에게하늘나라의열쇠를주겠다. 그러니네가무엇이든지땅에서매면

하늘에서도매일것이고, 네가무엇이든지땅에서풀면

하늘에서도풀릴것이다.”

(마태 16,19)

사진

설명

김상우

바오로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

메주고리예. 보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