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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형제자매여러분!

성모님께서 하늘로 불러올려지심을 경축하는 성

모 승천 대축일에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온 세상 곳

곳에 가득히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순종한 신앙인의 모범이신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신

앙인들에게 희망의 징표입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신앙에 충실하면 구원을 받아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셨기 때문입니

다.

(루카 1,38)

성모 승천 대축일은 우리 한국 천주교회에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날입니다. 1945년, 한국 천주교

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의 승천 대축일에 우리나

라는 고통스러운 일제강점기를 끝내고 해방을 맞았

습니다. 그러나 해방에 뒤이은 남북 분단과 1950년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우리 민족 모두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종교인들은 더 큰 수

난을 당해야 했습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북한의

모든 성당이 폐쇄되고 수도원은 해산되었습니다. 또

한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은 무자비하게 연행되어

고초를 겪거나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한국교회가 시

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

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는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최후까지 신

앙을 지켰던 분들입니다. 북한 동포들과 성모 승천

대축일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빨

리오기를기원합니다.

현재 북한에는 성무 활동을 할 수 있는 단 한 명

의 성직자도 없습니다.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

장 서리를 맡고 있는 저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해

결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필요하다

고 믿습니다. 때문에 저는 해방 75주년과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올해, 신중하게 기도

하고 분별하여 평양교구를 파티마의 성모님께 봉헌

하기로 했습니다. 봉헌식은 명동대성당에서 성모 승

천대축일미사중에이루어질예정입니다.

이 봉헌은 1927년 평양교구가 설정된 이래 처음

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비록 봉헌식의 장소가

평양이 아닌 서울이지만, 평양교구와 서울대교구의

영적 일치성을 감안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평양교구를

위한 특별한 강복을 요청했습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평양교구를 파티마의 성모님께 봉헌할 때 성모 마리

아의 보호를 특별히 청해주실 것입니다. 우리 신자

들도 이 봉헌식을 통해 북한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은총이가득한이여,기뻐하여라.

주님께서너와함께계시다.

2020년성모승천대축일메시지

(루카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