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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부드럽고조용한하느님의목소리

엘리야예언자하면어떤이미지부터떠오르시나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서 카르멜산에 가보신 분들은

불 칼을 들고 혈혈단신으로 450명의 바알 사제를 물리친

예언자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르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1독서인 열왕기 말씀에는 하느님을 만난 엘

리야예언자의체험담이소개되고있습니다.

산에 홀로 있으면서 강풍, 지진, 산불 등을 맞이한 엘리

야의 모습에서 온갖 고난과 위험 속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증언한 엘리야의 삶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특히 절

대 권력자 아합과 이제벨 두 사람을 상대하면서 목숨이 아

찔한 만큼의 격정적인 사건들이 무수히 많았을 겁니다. 그

런데 놀랍게도 그런 격정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엘리야는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였다고 오늘 이야기는 전해줍니다.

그보다는 고요히 홀로 있는 시간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하

느님의목소리를들었다고합니다.

이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저는 항상 고요한 가운데에 머

물러야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오늘홀로호수에빠져좌절과낙담, 공포와두려움

속에서 간절하게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고 있는 베드로의

처지를보고있자니, 까마귀가물어다주는빵과고기로연

명하며 요르단강 동쪽의 크릿 시내에서 숨어 지내던 엘리

야의 비참한 모습이 저도 모르게 연상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은 가난 때문에, 혹은 탄압 때문에, 혹은 사회의 냉대와

무관심때문에, 비슷한처지에놓여있을많은이들의모습

도같이떠올랐습니다.

문득서정윤시인의시구가떠오릅니다.

“흔들리는 인간은 / 흔들리는 나무보다도 약하다.”

(홀로 서기 2

)

공포와 절망에 놓여 있는 사람처럼 흔들리면서 나약한

존재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나약한 존재인 우리에게 하

느님은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주십니다.

그손을붙잡을때, 예수님은우리마음속에함께계십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절망과 공포와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그들이배에오르자바람이그쳤다.”

(마태 14,32)

시인은이어서이렇게노래합니다.

“내 절망이 다정하게 느껴질 즈음 / 그대는 내 속에 별이

되었다. / 멀리 지켜보며 / 혼자 즐거운 나는 / 사랑의 신에

게 고마움을 전한다.”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느낄 때마다 명심해야겠습니다.

우리는결코홀로있지않습니다. 우리에게손을내밀어주

시고,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은 이 시간에도 우리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바로 성체의

모습으로하느님은우리 ‘배’에오르십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새삼스럽지만 오늘 미사가 있고 성체

성사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기뻐하

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도 같이 기뻐하실 겁니다. 아멘.

윤슬이라는 우리말을 아시나요?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말입니다.

빛이 물에 부딪혀 이루어 낸 현상을 참 이쁘게 표현한 우리말이지요. 누구나 윤슬을 보면 평온과

고요를 느낍니다. 잔물결 치듯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저 빛나는 윤슬, 누구를 떠올리시나요?

유별남

레오폴도

|

가톨릭사진가회

“용기를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마라.”

(마태 14,27)

사진

설명

신희준

루도비코신부 | 양천성당주임겸제18양천지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