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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영

아가빠

| 작가, 작곡가

말씀

이삭

침묵의주

여섯 살 때의 어느 겨울밤. 곤히 자던 제 귀에 어디선가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영롱한 종

소리와 어우러진 차임벨 소리였습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집주변어느교회였던듯합니다. 그소리에홀리듯잠에서

깬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습니다. 이른 새벽, 창문 바

깥은 아직 깜깜했습니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멜로디에 귀

를기울였습니다. 그때는그게무슨곡인지전혀알지못했

습니다. 은은하게공명하는울림안에서, 어린마음에도지

극히성스러운어떤것을느꼈을뿐입니다. 이윽고음악소

리는 끊어졌습니다.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 것이 참 아쉬

웠습니다. 저는음악의여운이아직가시지않은침묵속에

잠시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처음으로 만난 성가

입니다.

하루 종일 전축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던 부모님의

영향으로자연스럽게피아노를접했습니다. 초등부주일학

교에 들어간 저는 곧 성가대와 인연을 맺어 오르간 반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흥이 나서 성가를 부르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지루한 표정으로 하품을 했습니다. 지금도

노래잘부르는사람이정말부럽습니다.

고등학생 때도 여전히 저는 오르간 앞에 앉아 있었습니

다. 영성체 후 묵상 시간에 오르간은 작은 소리로 묵상 곡

을연주하지요. 저는종종성가풍의멜로디를즉흥연주하

곤했습니다. 아무도제가그걸지어서치고있다는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예수님께 그 곡들

을바쳤습니다.

그 뒤 대학 시절 이후에는 성당에 발길을 끊기도 했습니

다. 인생길에서여러가지어려운일을겪으며마음은냉담

해져갔습니다.

그런데 쓰라린 실패로 심란하기 이를 데 없던 어느 날,

저도 모르게 다시 빈 성당을 찾아갔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홀로앉아있던저의마음속에, 어린시절에지었던묵상곡

의 멜로디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어느새 그 노래에 가사를

붙이고있었습니다. 그렇게저의첫성가인 ‘침묵의주’라는

곡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뒤 미사곡을 작곡하고 생활성가

밴드인 ‘성밴드’에 참여하며 성음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

게되었습니다.

저는 요즘도 빈 성당에 앉아 있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침묵 중에 감실의 붉은 불빛을 쳐다보노라면, 오래전 어느

밤에 아이의 심금을 울리던 영감적인 차임벨 소리가 다시

들려오는것같습니다.

천상의 음악은 지상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아름답

겠지요?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 저는 결코 슬프지

않을겁니다.

교리상식

총고해란한개인이일생동안또는일정한기간에범한죄에대한것이거나어떤특별한주제와관련한개인사를고해성사

를통해개방해보이는것을의미합니다. 정기적으로고해성사를본사람은과거에저지른잘못을다시소급해서고백할필요

가없습니다. 그러나과거에고백은했지만그것을과장이나축소하여고백했다면다시고백할수있습니다. 바로이런것들

이총고해때고백할수있는내용입니다. 총고해의기초는무엇보다도하느님께대한사랑과그분께대한신뢰라는것을기

억해야합니다.

총고해가 뭔가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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