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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경

마리아

| 사이클선수

말씀

이삭

활동적인내가, 침묵피정?

4개월 사이에 9개국을 돌아다니며 시합을 했습니다.

시차 적응과 음식 적응을 다 했다 싶으면 이내 다른 나라

로 옮겨 시합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 몸과 마음은 지칠 대

로 지쳐있었고, 어디론가 숨고 싶었습니다. 곧 견진 대모

님이 될 분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 피정 좋으니까 한

번 가봐요, 내가 가고 싶었던 건데 여건이 안 되니 먼저

다녀와서 나한테 좀 알려줘요!”라며 피정 추천을 해 주셨

습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니 이 피정의 주제는 <산

책, 침묵, 면담, 미사>가 전부였습니다. 여태껏 쉬지 않고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이도 움직여 왔던 저는 멈춰야 할 때

라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시기도 시합이

끝난 후, 휴가 일정과 딱 맞았기에 주저할 이유도 없었습

니다.

드디어 피정하는 날,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반납하고

조용히 1인 1실로 들어갔습니다.

이 2박 3일 침묵피정은 이냐시오 성인으로부터 유래해

왔다고 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첫날부터 대침묵을 시작

하며 그저 묵묵히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답답해서 힘들었습니다. 피정을 참가하는 분들

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 싶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밥도

먹고 싶고, 오늘 느낀 것이 있다면 그런 것들도 나누고 싶

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산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

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마구 소리치는 내면의 목소리

에 지쳐 둘째 날엔 기도해야 하는 시간에 잠을 자버렸습

니다. 저녁 8시에요…. 그렇게 평소에 못해봤던 12시간을

내리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니 신기하게도 몸과 마

음이 맑아져 내면의 목소리가 작아짐을 느꼈습니다. 어제

까지만 해도, 개울가에서 막 휘젓고 다니면 흙탕물이 휘

감기듯이 제 마음이 그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내면을 잠

잠히 재우고 나니 그 흙들이 가라앉아 정말 맑은 정신과

몸이 보였습니다. 내 마음속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꼬박 이틀이 걸렸습니다. 그제야 제대로 된 쉼, 제대로 된

하느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차분히 가라

앉히고 나니 내 마음이, 그리고 하느님의 마음이 보였습

니다.

기도 했습니다. 더 맑고 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 같습니

다. 손만 뻗으면 핸드폰이 있고 그 안에는 광대한 정보들

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많은 정보들이 제 마음을

흙탕물로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 침묵피정을 기억하며 저는 하루에 딱 오분이라도 멈

추려고 합니다. 멈춰야 진짜가 보입니다. 내 마음과 하느

님의 사랑이 닿는 느낌은 참 훌륭했습니다.

교리상식

한국교회에는연옥영혼들을위해드리는 ‘연도’라는독특한방식의기도가있습니다. 천주교신자의빈소에가보면조문을

온신자들이시편에우리가락을붙여기도하는모습을볼수있습니다. 시편에단성가락을붙여기도하는것은우리전통

을전례에받아들여만든한국천주교만의독특한예식이라고볼수있습니다. 위령기도자체는우리만의독보적인것은아

닙니다. 유럽에는시편을토대로한죽은이들을위한기도가있었는데, 우리나라초기의선교사들이이기도를들여와우리

운율과가락에맞춰기도하던것이우리에게까지전해진것입니다.

연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나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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