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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제 신앙생활의 첫 시작은 이랬습니다. 제가 아직도 파릇
했던 30대 대학교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어느 한 사람을
몹시 싫어하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젊은이들
앞에서멋진언어로정의를부르짖곤했는데, 실상그사람
의 행동은 그가 하는 말과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
니다. 그가위선적일지언정, 사실그건제게직접적인피해
를주는것도아니었건만, 저는매우예민하여사사건건그
가못마땅했습니다. 그러던중어느날조그마한권력을갖
게된그가그위치를이용하여나를거침없이무시하고짓
밟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그를 볼
때마다, 생각할때마다제마음속에분노와미움이가득차
제마음도피폐해지는것을느끼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님의 기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이
편안해지기위해서그를용서하고마음속에서그를털어내
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를 기계적으로 무조건 용서한
다는 것은 당연히 어려웠습니다. 용서가 안 돼서, 저는 주
님의 기도를 외우면서 먼저 타인을 용서할 수 있을 때에만
나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로 자신을 강박하기
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다른 많은 생각이 저
를 엄습해 오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
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 누가 그토록 큰 죄를 지었단
말인가. 나는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것일까. 주
님 보시기에,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으며 살고 있을
까. 그리고 주님은 서로 사랑하라 하지 않으셨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런 말씀들을 곰곰이 묵상하면서 저는 그를
미워하던마음을조금씩풀게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당돌하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미
움과 용서의 감정에서 출발하였으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
서저는한발자국씩주님앞으로이끌려왔습니다. 그때부
터 누가 미워질 때면, 그래서 제 마음이 산란하고 편치 않
을 때면, 주님의 기도를 바치곤 합니다. 저를 다시 바라보
고 미움의 상대를 다시 바라봅니다. 제 마음이 힘들 때, 제
가 기대어 의지할 주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맞던 1984년, 저는 세례를 받았
습니다. 제가세례를받겠다하자오래냉담중이었던남편
프란치스코가누구보다환영했습니다. 이렇게우리는가정
적으로도성가정의모범을닮아가려는첫발을떼게되었습
니다.
되돌아보니 내 인생의 어느 부분도 허투루 일어난 일이
없었습니다. 그 조각들 하나하나가 이어지고 모아져서 이
제 비로소 커다란 퍼즐이 완성되어감을 느낍니다. 내가 매
우 미워했던 그 사람과 만남도, 그로 인해 나의 신앙심이
자라나 세례로 열매 맺게 되었던 것을 새삼 감사하게 됩니
다. 주님의돌보심속에서살게된것을감사드립니다.
정희선
카타리나
덕성여자대학교명예교수
저희에게잘못한이를저희가용서하오니
교리상식
글_
「
교회상식속풀이」
|
바오로딸발행
미사 때 성체를 정성껏 모시기 위해 지켜야 하는 태도로 공심재
(空心齋, Eucharistic fast)
가 있습니다. 공심재는 영성체를
하기전, 적어도한시간동안물과약외에는음식과음료를삼가는것을말합니다.
(교회법제919조 1항)
환자나노인들은
형편에 따라 공심재를 지키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공심재는 마음과 몸을 비워 오로지 예수님만을 위한
자리를마련하는정성의표현입니다.
성체를 영하는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