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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한국 휴가를 마치고 과테말라로 돌아오자마자, 갑자기

큰 본당으로 인사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본당의

신자들을 계속해서 만나면서 받은 느낌은 목자 없는 양 떼

와 같은 ‘갈라짐’이었습니다. 원래 신부가 최소 2명은 있어

야 할 큰 규모의 본당인데, 신부의 부족으로 보좌 신부도

다른곳으로발령을받게되었고, 주임신부혼자서지구장

신부의역할부터본당신부의몫까지모든것을다하다보

니, 사목적인 손길이 본당 신자들 하나하나 마음까지는 닿

지는 못한 듯 보였습니다. 조금씩새로운환경에적응해가

며, 바쁘게신자들과살아가는중에, 설상가상으로사제관에

도둑까지들었습니다. 공소의미사를마치고, 바로본당의성

시간과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던 그 시간에 들어온 것이었습

니다. 심지어한번이아니라세차례나돈을훔쳐갔고, 마지

막에는 칼까지 사용하여 사무실에 들어온 흔적을 발견하였

습니다. 결국사태의심각성을깨달은후, 본당의총회장님께

서모든단체장을긴급하게소집하였습니다. 이문제를어떻

게해결해야할지, 다들목소리를높여가며의견을나누었습

니다. 아마도외국에서온신부가 3번씩이나이런일을당하

니걱정하는마음이한가득이었나봅니다. 그런데모두가걱

정 가득한 마음으로 회의를 하는 그 순간, 저는 갈라진 공동

체 안에서 ‘일치’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

치목자없는양떼처럼흩어져살아왔던신자들이지금은하

나되는마음으로, 함께고민하고함께의견을나누는모습이

참으로보기좋았습니다. 저는흐뭇한미소를지으며신자들

에게 “도둑 한 명 덕분에, 따로따로 신앙생활을 해왔던 우리

가지금은하나가되었습니다. 그도둑이정말로고맙네요”라

고이야기를하였고,다들웃으며그말에공감하였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당

에서 겪은 것처럼, 실제로 그러한 하느님의 손길과 그 ‘선’

의완성을우리의신앙생활안에서체험할수있습니다. 우

리가비록느끼지못한다할지라도, 늘우리삶의주변에는

‘선’으로이끄시는하느님의손길이가득합니다.

바로 그 하느님의 손길을 우리의 신앙생활 안에서 직접

체험할때, 우리는오늘복음에서비유하는 ‘밭에숨겨진보

물’을 찾게 되는 것이고, ‘좋은 진주를 찾은 상인’이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체험한 하느님

의 손길, 특히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에

머물고싶어할것입니다. 그순간이바로하느님나라이며,

가진것을다팔아서라도머물고싶은천국일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는않았지만, 바로지금여기우리곁에서이미시작되었습

니다. 제가 지금 과테말라에서 하늘나라의 기쁨을 누리는

것처럼, 언제나모든것을 ‘선’으로이끄시는하느님의손길

안에서하늘나라의행복을만끽하시기를기도드립니다.

구의동성당은 1977년 4월 화양동성당을 모본당으로 설립되었습니다. 1976년 길 토마스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가 구의동의 대지를 매입하여 그해 10월 성전 건립을 시작하였습니다. 1977년 매리암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부임으로본당설립이인가되었고, 당시신자수는 1,152명이었습니다. 1984년한국천주교 200주년을즈음해급

속한 신자 증가와 지역 내 아파트 건설로 새 성전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1989년 대지를 매입하여 1991년 10

월현재의성전축복봉헌식을갖게되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구의동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광진구자양로33길 8

신정동성당 구의동성당 국제(외국인)성당

모든것을 ‘선’으로이끄시는하느님

김현진

토마스데아퀴노신부 | 해외선교

(과테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