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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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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실험실에서 다양한 물

리, 화학 실험을 했고 숫자와 씨름하며 계산을 하느라 많

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데이터와 실험으로 가득한 건조한

일상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느낄 수 있을까 의문을 갖게 될

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일상에서 하느님을

자주 느끼며, 제법 구체적으로 그분의 실재를 느끼고 있는

편입니다.

과학에서 말하는 자연 현상들이 하느님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지만, 저는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과학적인현상들을살펴보면모두하느님의뜻이고섭리임

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세상과 모든 피조물을 이렇게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만든 하느님은 가장 위대한 과학자

라고생각합니다.

자연에는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거스를 수 없는

과학 법칙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법칙들의 이름만 들으면

어렵고 거창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매일 위대

한 하느님의 섭리를 느낄 수 있죠. 이를테면, 차를 마시기

위해 준비한 뜨거운 물은 시간이 지나면 식어서 방안의 온

도와같아집니다. 반대로뜨겁던물이더뜨거워지고, 차갑

던방안이더차가워지는일은절대로일어나지않죠. 이것

이 열역학 법칙입니다. 향기로운 꽃 한 송이를 방에 두면,

향기가전체로퍼져나가방을채우죠. 이건전달공학입니

다. 물은 반드시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 높낮음이 없

어지죠. 이건 물리학입니다. 바람은, 좁은 창문으로는 세

차게 불고, 넓은 창으로는 천천히 불어와 방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같게만듭니다. 이건유체역학이죠. 이러한현상

들이각각다르게보일수있으나사실은모두똑같은원리

에의해서일어나는것입니다.

자연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

게 많은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높은 곳에서는 낮은 곳으

로,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이동시킵니다. 저는 이러한

원칙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며 당신이 설계한 우주의 섭리

임을느낍니다. 그리고이를알리고자하는당신의강한의

지를압니다. 그리고하느님의뜻을내인생에투영하여삶

의모습을다잡곤합니다.

넘치면 나누고, 올라가면 내려오고, 모자라면 구하라는

당신의뜻을새기며욕심없이섭리에순응하는삶을살수

있도록다짐합니다.

이러한 법칙들에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하느님께서 누

군가에게 뭔가를 많이 주셨을 때는 그것을 세상을 위해 나

누라고 주신 게 아닐까요? 특별한 재능은 사람들과 나누

고 세상을 즐겁게 하라고 주신 것이며, 엄청난 부를 허락

하신 것 또한 없는 자들과 나누라고 주신 것이며, 뛰어난

두뇌는 세상을 이롭게 하라고 주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위정호

알로이시오

| 가톨릭대학교성심교정환경공학과교수

과학자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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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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