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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어릴 때부터 방송을 했으니 할 줄 아는 일이라곤 방송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 봉사로 꽃을 만지

게 되고 배우게 되면서 꽃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

다. 그러다 보니 작업실을 거쳐 이제는 꽃집도 차리게 되

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꽃집을 열어볼까’라고 생각하며

늘 지났던 출퇴근길.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이곳에 예쁜

꽃집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던 어느 날, 진지

하게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제 꽃을 한 지도 오래되었는데, 용기를 내서 꽃집을

차려보면 어떨까요? 잘할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마음으로 인터넷을 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원했던 자리에 매장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매일 하루 두 번씩 그

길을 지나며, 여기에 꽃집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바로 그 길에 빈 매장이 생기다니요. 마치 제게 온

기회가 손짓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랜 기도

와 고민 끝에 생애 처음으로 가게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

다. 처음으로 만난 건물주 어르신들은 알고 보니 이 동네

성당에 오래 다니시는 신실한 신자분들이셨고, 신자가 꽃

집에 들어와서 반갑고 고맙다는 말까지 해주셨습니다. 제

마음을 잘 아는 하느님께서 일을 잘 진행해 주고 계시는

구나 하는 확신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꽃집에 걸

맞은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고민하고 상담을 받을 때 본

당 분과장님께서 ‘로사야 네가 인테리어 상담했던 그분,

알고 보니 우리 본당으로 이사 오셨고, 이제 본당에서 활

동하실 거야. 로사 꽃집 인테리어 잘해달라고 부탁드렸

다’라는 소식도 전해주셨습니다.

처음 가는 길에 두려움도 많고, 걱정도 많았지만 하느

님께서 더없는 사랑으로 주위에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

다. 그로 인해 힘을 얻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꽃집은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꽃 선물 때문에 오시

는 분들도 계시지만, 꽃을 작업하면서 기도하게 되는 꽃

도 있습니다. 오랜 그리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꽃들을 작업할 때는 꼭 기도를 하게 됩니다. 좋은 곳

에 있는 그분도 행복하시길, 그리고 남아있는 가족들의

마음도 보듬어 주시길 하면서 말이죠.

이제 주위에는 사랑하는 이웃들도 생기고, 간식이며 먹

을거리를 잔뜩 챙겨와 추운데 고생한다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꽃집은 사랑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루의 힘듦을 서로 나누며 소소하게, 하지만 행복하게

살자며 서로를 응원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잘 되는 일’들은 무릇 자기 혼자만의 힘

으로 잘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 이끌어주심은 기

도 없이는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의 기도

에 웃어주시며 저의 길을 넓혀주시는 주님을 찬미합니다.

캘리그라피

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

역대

교황님

말씀

| 교황레오 1세

김다혜

로사

| 방송인

나의꽃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