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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대건·최양업 신부님탄생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기적’을 바랍니다. 인간의 능
력과 지혜로는 불가능한 일이 마치 꿈처럼 이루어져 내 삶
을, 아니면세상을바꿔주면얼마나좋을까…. 현실이힘들
고 고통스러울수록 더욱 간절하지요. 그러나 희망과 행운
만으로기적은결코우리를찾아오지않습니다.
“기적은 신이 아닌 사람이 만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
도 있습니다. 우리가 불가사의하다고 말하는 일들도 결국
인간에게서 나온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간의 무엇으로 그것을 만들까요. 대단
한 초능력이 아닙니다. 영화 <파티마의
기적>은 ‘진실한 마음’과 ‘믿음’이라고 말
합니다.
가톨릭 신자라면 알고 있는, 교황청
도 공식 인정한 104년 전
(1917년)
의 이야
기입니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 사는 열
살 소녀 루치아
(스테파니 길 분)
와 그의 사촌
인 여덟 살 소년 프란치스코, 일곱 살 소
녀 히야친타가 들판에서 양치기를 하다
가성모님을만나지요.
누구도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왜 너
한테
(성모님이)
오시겠니”라고 말하고, 마을의 신부는 ‘악마
의 짓’이라고 합니다. 당국은 전시
(1차 대전)
상황에서 사람들
이동요할까, 교단은종교탄압의빌미가될까두려워아이
들에게 “거짓말이다”라고 말하라는 거짓말을 강요합니다.
그러나 세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성모님의 모습과 목소리를 끝까지 믿습니다. “6개월
동안 매일 묵주기도를 하라”는 약속과 세상의 평화와 전쟁
종식을 위해 찾아왔다는 비밀을 지킵니다. 그 믿음과 기도
는 7만군중이목격한 ‘태양의기적’을낳고, 성모님의약속
대로 더 이상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
는평화를가져옵니다.
세 아이에게 믿음은 무엇이었을까요. 훗날 노년의 루치
아수녀는그날의성모발현에회의적인니콜스교수
(하비케
이틀 분)
에게 “이해의 끝에서 믿음이 시작된다”라고 말합니
다. “거기에서는
(믿음이 아닌)
진실을 향한 과학적 탐구가 시
작되어야 한다”고 반박하는 교수에게 루치아 수녀는 “믿음
이 진실탐구가 아니면 뭐죠”라고 되묻습
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못하는 사람에
게는 그 믿음이 니콜스 교수처럼 ‘불가해
한, 비이성적인 희망을 낳는 진실’로 보
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도 인정했듯이
불가해한 일이라고 모두 초월적인 것은
아닙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렇
게 보일 뿐입니다. 영화에서 두 다리를
전혀 못 쓰는 소년을 걷게 만든 것은 성
모님이 아닙니다. “나를 믿기 시작하면
치유될것”이라고말한성모님을믿은소
년 자신이었습니다. 혈루병을 앓는 여자를 구원한 것은 믿
음이었고, 눈먼 두 사람 역시 예수님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고믿었기에그믿음대로눈을뜰수있었습니다
(마태 9)
.
평양교구장서리이신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북한교회를
티 없으신 성심의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해 우리에게 더 의
미 있는 <파티마의 기적>은 이렇게 믿음이 곧 기적이며,
아인슈타인이말한인생을사는두가지방법중에서 “기적
이 없다는 듯 살지 말고, 모든 것이 기적인 듯 살아가라”라
고말해줍니다.
이대현
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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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겸임교수, 영화평론가
영화칼럼
2020년감독_마코폰테코보
‘파티마의기적 (Fatima)’
‘믿음’이곧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