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4 / 9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4 / 9 Next Page
Page Background

ӗ

س

ۖЦ

[특집] 김대건·최양업 신부님탄생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기적’을 바랍니다. 인간의 능

력과 지혜로는 불가능한 일이 마치 꿈처럼 이루어져 내 삶

을, 아니면세상을바꿔주면얼마나좋을까…. 현실이힘들

고 고통스러울수록 더욱 간절하지요. 그러나 희망과 행운

만으로기적은결코우리를찾아오지않습니다.

“기적은 신이 아닌 사람이 만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

도 있습니다. 우리가 불가사의하다고 말하는 일들도 결국

인간에게서 나온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간의 무엇으로 그것을 만들까요. 대단

한 초능력이 아닙니다. 영화 <파티마의

기적>은 ‘진실한 마음’과 ‘믿음’이라고 말

합니다.

가톨릭 신자라면 알고 있는, 교황청

도 공식 인정한 104년 전

(1917년)

의 이야

기입니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 사는 열

살 소녀 루치아

(스테파니 길 분)

와 그의 사촌

인 여덟 살 소년 프란치스코, 일곱 살 소

녀 히야친타가 들판에서 양치기를 하다

가성모님을만나지요.

누구도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왜 너

한테

(성모님이)

오시겠니”라고 말하고, 마을의 신부는 ‘악마

의 짓’이라고 합니다. 당국은 전시

(1차 대전)

상황에서 사람들

이동요할까, 교단은종교탄압의빌미가될까두려워아이

들에게 “거짓말이다”라고 말하라는 거짓말을 강요합니다.

그러나 세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성모님의 모습과 목소리를 끝까지 믿습니다. “6개월

동안 매일 묵주기도를 하라”는 약속과 세상의 평화와 전쟁

종식을 위해 찾아왔다는 비밀을 지킵니다. 그 믿음과 기도

는 7만군중이목격한 ‘태양의기적’을낳고, 성모님의약속

대로 더 이상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

는평화를가져옵니다.

세 아이에게 믿음은 무엇이었을까요. 훗날 노년의 루치

아수녀는그날의성모발현에회의적인니콜스교수

(하비케

이틀 분)

에게 “이해의 끝에서 믿음이 시작된다”라고 말합니

다. “거기에서는

(믿음이 아닌)

진실을 향한 과학적 탐구가 시

작되어야 한다”고 반박하는 교수에게 루치아 수녀는 “믿음

이 진실탐구가 아니면 뭐죠”라고 되묻습

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못하는 사람에

게는 그 믿음이 니콜스 교수처럼 ‘불가해

한, 비이성적인 희망을 낳는 진실’로 보

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도 인정했듯이

불가해한 일이라고 모두 초월적인 것은

아닙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렇

게 보일 뿐입니다. 영화에서 두 다리를

전혀 못 쓰는 소년을 걷게 만든 것은 성

모님이 아닙니다. “나를 믿기 시작하면

치유될것”이라고말한성모님을믿은소

년 자신이었습니다. 혈루병을 앓는 여자를 구원한 것은 믿

음이었고, 눈먼 두 사람 역시 예수님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고믿었기에그믿음대로눈을뜰수있었습니다

(마태 9)

.

평양교구장서리이신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북한교회를

티 없으신 성심의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해 우리에게 더 의

미 있는 <파티마의 기적>은 이렇게 믿음이 곧 기적이며,

아인슈타인이말한인생을사는두가지방법중에서 “기적

이 없다는 듯 살지 말고, 모든 것이 기적인 듯 살아가라”라

고말해줍니다.

이대현

요나

|

국민대겸임교수, 영화평론가

영화칼럼

2020년감독_마코폰테코보

‘파티마의기적 (Fatima)’

‘믿음’이곧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