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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의
말씀
제자됨의길
2020년도 절반 이상이 지났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
염증으로 빼앗긴 우리의 일상, 그리고 정상적인 미사 참례
와 본당 활동이 아련하고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면
포스트코로나시대를살아가는신앙인에게필요한자세는
무엇일까요? 저는 연중 제13주일 복음
(마태 10,37-42)
에서 실
마리를찾아봅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네 복음서 가운데 특히 스승이신 예수
님의 모습을 강조합니다. 이 복음서는 독자들이 스승 예
수님의 제자됨의 길을 걷도록 초대합니다. 복음서 끝부분
에 따르면,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
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
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19-20)
라는 스승 예수님의 사명이 제자들에게 부여됩니
다. 이같은맥락에서주일복음말씀을읽어봅시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마태 10,37)
이 구절은 예수님의 제자
됨의 길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때 더 명확하게 다가옵니
다. 37절에서 ‘사랑하다’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동사는 하느
님에 대한 사랑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동사와는 다릅니다.
37절의 표현은 마태오 복음서에서 ‘좋아하다’라는 의미로
부정적인것을가리키거나멸시적인어조
(마태 6,5; 23,6)
로사
용되기까지합니다. 이는가족들사이의유대와연대, 사랑
도물론중요한가치이기는하지만, 하느님사랑과같은범
주에 넣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신앙인으로서 예수
님의제자됨의길을걸으며, 가족사랑을핑계로하느님사
랑을 소홀히 하면서 스스로에게 한없이 관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0,39)
여기서
‘목숨’이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명사는 육체적 생명만을 가
리키지 않습니다. 이 단어는 영적인 생명, 즉 영원한 생명
을 지향하는 전인적 생명, 존엄한 인격체로서의 생명을 뜻
합니다. 게다가 ‘목숨을 얻다’라는 표현에서 ‘얻다’라고 번
역된 그리스어 동사는 ‘발견하다’라는 일차적 의미가 있습
니다. 그래서 단순한 육체적 생명이 아닌 영원한 생명, 인
격체로서의 전인적 생명을 스승 예수님을 위해 기꺼이 내
어놓고 잃을 각오마저 아끼지 않는 제자들은 역설적으로
그것을발견하게될것이라는희망의약속입니다.
절망과 피로감, 실망과 무기력함으로 점철된 일상에서,
많은 것들이 상대화되고 부질없이 느껴지는 이 시기에, 스
승 예수님의 제자됨의 길을 여러분은 어떻게 걷고 계십니
까? 이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신앙인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곰
곰이돌아보시기를청합니다.
요당리성지의손조각상이십자가를받들듯자리하고있습니다. 십자가의사랑없이생명은있을수없
고 십자가의 목숨은 이를 지고 가신 십자가의 주님께로 돌아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고
실천하기위해자기자신을바친사람은이를실천한사람의사랑을기억하는사람들의마음속에영적으
로살아있을것입니다.
김대환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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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진가회
“제목숨을얻으려는사람은목숨을잃고,
나때문에제목숨을잃는사람은목숨을얻을것이다
(마태 10,39)
사진
설명
김상우
바오로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