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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말씀

이삭

곽윤기

스테파노

|

쇼트트랙선수

신앙의시작

부족하지만 제 신앙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주어졌

음에 감사드립니다. 처음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망설임과 두려움이 마음에 가득합니다. 하

지만 부족한 제 신앙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주어졌음

을감사드리며용기를내봅니다.

어린 시절 신앙에 대해 생각하며 떠올리다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 신앙생활은

어땠나요?’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닐 텐데 이상할 만큼 기억

이잘나지않았습니다. 다시한번열심히신앙생활을하지

못했다는 후회도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제 신앙

의 시작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부모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순간부터 저는 성당을

다니기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세례가저에게는하느님의

부르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저는 지금과 다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산만하고 장난을 좋아하던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

도성당에들어서기만하면차분히앉아기도를하고, 떠들

거나장난도치지않았다고합니다. 평소에보지못하는모

습이었는지, 부모님은 아직도 어린 시절 기도하는 저의 모

습을 기억하고 계셨고 그 모습을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그

래도 궁금증이 폭발하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어머니와 아

버지가 성체를 모시고 들어오시면 그렇게 귓속말로 이것

저것물어봤다고합니다.

“엄마, 성체는 어떤 맛이야? 성체에서는 어떤 향기가

나? 왜안씹고오물오물하는거야? 아껴서먹는거야?”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준비가 되어야 모실 수 있단다.

세례를 받고 나면 너도 모실 수 있지”라고 말씀해주셨습니

다. 그런데그때는이미첫영성체수업이시작돼서저는그

다음해가되어서야성체를모실수있게되었습니다.

첫영성체수업을하는친구들중에친한친구들이있었는

데, 하루는 성체 영하는 연습을 한다면서 신부님께서 그 당

시에유명하던계란과자로연습을시켜주셨다고했습니다.

제가 그 과자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그 순간, 어

린 마음에 ‘아. 성체도 그 과자처럼 너무 맛있는 것이라서

아껴먹느라 입에 넣고 녹여 먹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

다. 지금 돌이켜 보면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생각이었지

만 그래도 성체를 모시고 싶어 하고, 그것이 어떤 것일까

하며매일매일기도하면서기다리던순수한모습이그리울

때가있습니다.

어린시절운동을시작하면서다른아이들의마음을살피

지 못하고 나 혼자만 중요하고 나 혼자만 잘하면 된다고 생

각했던 마음들이 첫영성체 교리를 들으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운동을시작하기전남몰래성호경을

그으면서첫영성체때의기억을떠올립니다. 하느님을사랑

하는사람답게그렇게살아가도록노력하자. 부족하지만그

렇게 하루하루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그런신앙인이될수있지않을까생각해봅니다.

복음

묵상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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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회진

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