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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오수진
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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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기상캐스터
하루하루
이제는삶의시간이당연하게느껴지지않습니다.
이감사한시간들을저는어떻게채워야할까요?
최근 말 그대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적이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이라는 병명 하에 일부 장기는 기능을 멈
춰갔고, 극히한정된시간이주어졌었습니다. 그안에나에
게 꼭 맞는 심장을 이식받지 못한다면 삶을 마감하게 된다
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적과도 같이 극적인 이식의
기회를얻었고다시금삶을살게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언제까지고 삶의 시간들이 계속 당연하게
주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가까
이 가서야, ‘아, 삶의 시간이 나에게 마땅히 주어지는 당연
한것이절대아니었구나. 매순간이새롭게부여받은축복
이었구나’라는것을절실히느낄수있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삶의 목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
다. 이전에는 더 높이, 더 유명해지기 위한 삶을 살았었습
니다. 방송인으로서 사회적으로 더 크게 인정받는 것, 그
리고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그
것을이루기위해열심히달렸던것같습니다. 아마이렇게
크게아프지않았었다면, 계속그목표를이루기위한시간
들로제삶을채웠을것같습니다.
‘곧 삶을 마감한다’는 말을 직접 들어보니, 내 삶에서 무
엇이 중요할지 무엇으로 감사한 시간들을 채워야 할지 다
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 사는 동안 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지만, 적어도 돈이나 명예만을 위해 살아가고 싶
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다시금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을 쓸 만큼 중요한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
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내 시간을 채워야 의미가 있을까.
아직답을찾는중이지만, 사랑을베풀어준많은사람들에
게 제가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를 떠올리며 나 또한 이렇
게 사랑을 베푸는 시간들로 삶을 채워가고 싶다고 생각했
습니다. 심장을 기증해주신 분은 말할 것도 없고, 저를 사
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제게 크나큰 행복이자 힘이
되어주었기때문에, 제인생또한이렇게쓰이고싶다는바
람을갖게되었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행복한 추억들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일상의 시간
들을행복하게채울수있도록도우려고합니다. 대단한것
은 아니지만, 내가 받은 은혜를 세상에 갚아나간다는 생각
으로조금씩이나마하루하루충실하게살아간다면, 그것이
감사한삶에대한마땅한시간이되지않을까요?
하루하루감사하게살겠습니다.
오늘도무사한시간들에참감사했습니다.
복음
묵상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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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배
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