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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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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엘리사벳

| 영화배우

말씀

이삭

천장벽화

파리 북쪽 몽마르트르 언덕 꼭대기에 꽤 유명한 성당이

있습니다. 전망이 좋아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인 곳인

데 돔으로 이루어진 성당에 들어가 보면 천장에 그려진 예

수님의 벽화가 꽤 인상적입니다.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예수

님의모습인데, 움푹파인돔안쪽에그려져서그그림을자

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예수님이 앉아있는 나를 안

으려고팔을벌리고있는것처럼느껴집니다.

마치 엊그제 같은 몇 해 전, 느닷없이 쓰러져 한동안 침

대에 누워서 지냈던 적이 있습니다. 제게 더 이상의 미래는

없었으며 ‘내가왜이렇게되었을까, 뭐가잘못돼서이지경

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만 온종일 떠올렸고,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인간은 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기력하

고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

쩌면 삶이 제게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지자 저는 더 나빠지기 전에 제 주변 가까

운 친구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

고는 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봉지

에 진통제를 가득 넣고 유럽까지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친

구를 만나서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구의 도움

을 받으며 파리의 전경을 보기 위해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

라갔다가 성당이 눈에 들어왔고 내부도 둘러볼 겸 들어가

서 잠시 쉬려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문뜩 고개를 들어 천장

을 바라보니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눈에 들어왔

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저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

니다. 마음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혹시 눈물이 나올

까 봐 눈을 질끈 감아버렸지만 이미 제 마음은 기도를 드리

고있었습니다.

‘예수님, 이 아픔의 고통은 저와 항상 같이해도 괜찮습니

다. 그림자처럼 같이 부여안고 살겠습니다. 다만 제 가족과

주변 친구들에게 저로 인한 걱정과 슬픔이 크지 않을 정도

로만제가저의몸을지탱할수있게도와주세요.’

여행을 마치고 한동안 후유증으로 더 아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왜인지 훨씬 가벼워지고 저의 실체를 제대

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나

아져서 기적처럼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일 때문에 파리에 오게 되었고, 다시 그 성당에 앉아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니 참 감개무

량합니다. 느닷없이 어느 날 아프게 된 것도 믿을 수 없고

약을 끊고 이렇게 다시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사실입니다. 그렇기에저는이제남은생을감사하며,

자그마한빛을비추며의미있게살기를기도합니다.

교리상식

부제는부제품을받은사람을가리키며사제품을받기위한준비단계에있는사람입니다. 그러나초기교회에서부제는교

회공동체에서다양한일을담당하는중요한보조자였습니다. 부제는사도들

(오늘날의주교들)

이기도와말씀의봉사에충실

할수있도록실무적인일을하는사람들이었죠. 부제를뽑게된것도공동체의식탁봉사를위해서였으니까요.

(사도 6,1-7 참

조)

중세를지나면서, 초기교회에비해부제의역할이미미해졌고, 제2차바티칸공의회이후에는사제직을준비하는일시

적부제뿐아니라초대교회의임무를염두에둔종신부제제도가마련되었습니다.

부제는 무슨 일을 하나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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